解夏上堂하여 擧洞山示衆云 秋初夏末에 兄弟東去西去하니 直須 向萬里無寸草處去어다라하되 余則不然하니 秋初夏末에 兄弟東去西去하니 路上雜草를 一一踏着이라야 始得다하노니 與洞山語로 是同別가 衆無對어늘 良久云 衆已無對하니 余自對去하리라하고 便下座歸方丈하다
하안거 해제 때 법좌에 올라 동산洞山이 시중示衆하기를, “초가을 늦여름에 형제들이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니, 모쪼록 만 리에 풀 한포기 없는 곳으로 가라.”고 한 것을 들어서 말하기를,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 초가을 늦여름에 형제들이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니, 길 위에 난 잡초들을 일일이 밟고 가라고 하겠다. 동산의 말과 같은가, 다른가?”라고 하였다. 대중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거늘 잠시 묵묵히 있다가 말하기를, “대중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으니, 내가 스스로 대답하겠다.” 하고 곧바로 법좌에서 내려와 방장실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