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히 사양할 수 없어 그 초고를 재삼 읽어 보았더니, 그 저술이 시문에 공교할 뿐 아니라 대체로 선문이요 법어이며, 현담이요 묘구였다. 술집이나 저잣거리에서 높이 시를 읊되 세간에 빠져들지 않으며, 한적한 산속 눈비 내리는 중에 붓을 휘둘러도 세간을 벗어나지 않아 종횡으로 펼쳐진 글에 생경하고 익숙함이 자유롭다. 무슨 글인들 선禪 아님이 없으니, 어느 글귀인들 법이 아니리오! 문장을 짓는 궤칙에 맞는지 여부는 막론하고 실로 일대 기이한 시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