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目次) | 示衆 02-0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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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道這箇是면 頭上安頭요 若道這箇不是면 斷頭覓活이니 到這裏하여 却如何湊泊고 古人云 欲思不思踏破時에 萬里無雲常現露라하니 也是閑話長語로다 又云 雖有千尺寒松이나 且無抽條石笋이라하니 要石笋作甚麽고 又云 空劫已前은 一壺風月이요 威音那畔은 滿目烟光者는 又是贅疣指駢了也로다
이 ○을 두고 이것이라고 한다면 머리 위에 머리를 얹는 격이요, 이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머리를 끊고 살고자 하는 격이니, 여기에 이르러 어떻게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겠는가. 고인이 “생각하고자 하나 생각할 수 없어 그 자리를 밟을 때 만 리 하늘에 구름이 없어 늘 드러나 있다.”라고 하였으니, 이 또한 쓸데없는 말일 뿐이다. 또 “비록 천 척의 높은 소나무는 있으나 바위틈에 솟아난 죽순은 없다.”라고 하였으니, 죽순이 있은들 무엇 하리오. 또 “공겁空劫 이전은 호리병 속 풍월이요, 위음왕불威音王佛 이전은 눈에 가득 아름다운 풍광이다.”라고 한 것은 군더더기일 뿐이다.
仰山和尙云 悟則不無나 爭奈爲第二頭오하니 道得一半了也로다 修山主云 會得甚奇特이리오 不會也相許로다하고 大慧禪師云 四五百條花柳巷이요 二三千處管絃樓라하니 誰能揷嘴得고 揷嘴了라도 也還我揷嘴處看이니라
앙산仰山 화상은 “깨달음은 없지 않지만 제이두第二頭에 떨어짐을 어이하리오.”라고 하였으니, 이는 반쯤만 말한 것이다. 수산주修山主는 “알면 매우 기특한 일이지만 알지 못해도 인정한다.”라고 하였으며, 대혜大慧 선사는 “사오백 길 꽃과 버들 우거진 거리요, 이삼천 곳 풍악 울리는 누각이다.”라고 하였으니, 여기에 누가 입을 댈 수 있겠는가. 입을 댄다면 나에게 입을 댄 곳을 도로 가져다 보여 달라.
有人出來云 也是塞耳偷鈴이요 藏身露影이라하면 卽云 爾向甚處하여 得這消息來오하리니 且道하라 如此下語ㅣ 還諦當也否아
어떤 사람이 나와서 이르기를, “그 또한 귀를 막고 요령을 훔치고 몸은 숨겼으나 그림자는 드러난 것이다.”라고 하면 즉시 “네가 어느 곳에서 이런 소식을 얻었는가?”라고 하리니, 일러 보라.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 도리어 맞는 말인가?
且也現今蒼壁峭截에 松檜森翠하고 澗水嗚咽하며 烟雲舒捲하고 百鳥和鳴하며 廣野綿邈하고 大海汹湧하여 景物紛羅하고 四時變態하니 於中亦有佛法也無? 經云 三界唯心이라하고 又古人云 風柯月渚ㅣ 現露眞心이요 黃花翠竹이 宣明妙法이라하고 “又古人云 風柯月渚ㅣ 現露眞心이요 黃花翠竹이 宣明妙法이라하고 又云 明明百草頭에 明明祖師意라하니 且道하라
“또 지금 깎아지른 듯 솟은 푸른 벼랑에 소나무와 삼나무는 푸른빛으로 우거지고 계곡물은 졸졸 흐르며 안개와 구름은 오락가락하고 온갖 새들은 지저귀며, 들판은 아득히 드넓고, 바다에는 파도가 일어, 경물景物은 어지러이 펼쳐지고 사시사철에 따라 모습이 바뀌니, 이 중에 또한 불법이 있는가? 경經에 “삼계가 오직 마음이다.”라고 하였고, 또 고인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달빛 비친 물가가 진심眞心을 나타내 보이고, 노란 국화와 푸른 대나무가 묘법妙法을 드러내 밝힌다.”라고 하였으며, 또 “분명하고 분명한 백초百草마다 분명하고 분명한 조사祖師의 뜻이로다.”라고 하였으니 일러 보라.”
那箇是現明底眞心妙法이며 那箇是祖意佛法고 若無也인댄 佛祖豈是妄語欺人이리오 旣不欺人인댄 又且如何和會得고
“어느 것이 진심과 묘법을 드러내 밝힌 것이며, 어느 것이 조사의 뜻이며 불법인가? 만약 없다면, 불조佛祖가 어찌 거짓말로 사람을 속였으리오. 이미 사람을 속이지 않았다면 또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古人云 一不做二不休니 一拳拳倒黃鶴樓요 一蹋蹋飜鸚鵡洲라 有意氣時添意氣요 不風流處也風流로다하니 亦將胡餅壓汁的相似라 大是勞而無功이로다
고인이 이르기를,
일단 일에 손을 댔으면 끝까지 해야 하니
한 주먹으로 쳐서 황학루를 거꾸러뜨리고
한 발길로 차서 앵무주를 엎어 버린다
의기 있는 곳에 의기를 더 보태고풍류 없는 곳에서 풍류를 즐긴다
하였으니, 이 또한 호떡을 눌러 기름을 짜는 격이라 크게 수고로울 뿐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僧問 如何是不遷變意잇고한대 古德答曰 日出東方也落西이라하고 又僧作前問한대 古德以手作流水勢어늘 二僧皆悟去하니
한 승려가 묻기를, “어떤 것이 변천하지 않는다는 뜻입니까?”라고 하니, 고덕古德이 “해가 동쪽에서 떠서 밤에 서쪽에서 진다.”라고 하였다. 또 한 승려가 앞의 질“문을 하니, 고덕이 손으로 물이 흘러가는 시늉을 하였다. 이에 두 승려가 모두 깨달았다.
且道하라 悟箇甚麽오 也是不喫甘桃杮하고 緣山摘醋梨하니 漏逗不少요 狼藉不少로다 然則畢竟如何諦當得去오 且聽下文注脚하라
일러 보라. 무엇을 깨달았는가? 그 또한 단 복숭아와 감은 먹지 않고 산을 돌아다니며 신 배를 따는 격이니, 허물이 적지 않고 낭자狼藉가 적지 않도다. 그렇다면 필경 어떻게 해야 분명히 알겠는가. 우선 아래의 주각注脚을 들어 보라.
噓一噓云 祖禰不了하여 殃及子孫이로다 三十年後莫錯擧하라 咄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이르노라.
조상이 똑똑하지 못하여 앙화殃禍가 자손에게 미치도다.
30년 뒤에 잘못 들어 말하지 말라.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