懸羊賣狗
하고 外로는 療枯之資가 無함으로 依에 感한바 有하야 些少한 助道資糧을 槿域禪林에 焚(?)香供養하오니 半島禪林의 今日을 彌(?)判하는 (?)제위諸位에 三要를 克備하고 二利의 基礎를 (?)에 始
丁卯臘月八日
臨濟 三十二代 沙門 滿空 書于 金仙臺
奉獻 三寶前
信者諸氏가 助道禪糧으로 獻
納한 若干土地를 能仁禪會에 獻納하니 詳細는 左의 別紙와 如함
만공월면 친필, 1930년, 지본묵서, 선장線裝, 크기?, 수덕사근역성보관 소장.
『현양매구懸羊賣狗』 해제
책자본 형태의 『현양매구』는 만공 선사가 친필로 쓴 글로서, 1927년에 사찰계寺刹契의 한 형태인 선림계禪林稧의 취지를 설명하는 내용, 그리고 1930년에 신자들에게 받은 토지를 능인선회에 헌납한다는 내용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양매구라는 제목은 ‘현양두매구육懸羊頭賣狗肉’의 준말로, ‘양 머리를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이는 『무문관無門關』 제6칙 세존염화世尊拈花에 대한 무문혜개의 평 가운데 “누런 얼굴의 석가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양민을 눌러 천민으로 만들고 양 머리를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판다.”라는 글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선종에서는 전통적으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방편을 사용하지만, 방편이 진실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늘 강조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세존의 염화를 포함한 불조佛祖의 방편은, 한편에서는 진실을 드러내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마치 양 머리를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파는 것처럼 도리어 진실을 감추기도 한다.
1927년 12월 8일 금선대에서 작성된 글은 『만공법어』에 수록된 「선림계서禪林稧序-현양매구懸羊買狗」와 내용이 동일하다. 그러므로 만공 선사가 당시 침체된 선림禪林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선림계禪林稧를 만들고, 그것의 취지를 쓴 서문이 바로 『현양매구』임을 알 수 있다. 만공 선사는 이 글의 전반부 대부분을 불교의 근본인 마음과 이를 전한 불조의 고사를 설하는 것으로 할애하였고, 뒷부분에서는 당시 불교계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을 타개하고자 우리나라 선림에 ‘조도助道의 자량資糧’, 즉 재정적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재정적 지원이라는 방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양매구’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1930년 1월 13일에 작성된 글은 총 5줄의 분량으로, 신자들이 보시한 약간의 토지를 능인선회에 헌납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현양매구』라는 제명의 글들은 현재 몇 종류가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이 글이 선림계禪林稧의 취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므로, 당시 여러 부가 작성되어 배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현양매구』는 만공선사의 친필로 된 선장본의 책자 형태이며, 현재 수덕사근역성보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