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事無非夢中
忽然覺悟
拈柱杖携甁鉢
深入雲林邃處
百鳥有聲
泉石淙琤
千尋老松
百縈藤蘿
築數間茅屋
同知己友
有時咏烟霞趣
有時焚香靜坐
更無塵事相侵
一心虛靈
萬理昭彰
만사가 꿈이 아님이 없는데
홀연 깨달아
주장자를 잡고 발우를 들고
구름과 숲 우거진 깊은 산속에 들어가니
온갖 새들은 울고
맑은 시냇물은 졸졸 흐르는데
천 길 높은 노송에
등라가 우거진 곳에
몇 칸 초가집을 지어 놓고
뜻이 맞는 벗과 함께
때로는 연하의 흥취를 노래하고
때로는 향을 사르고 고요히 앉았노라니
속진의 일이 침노하지 않아
마음이 텅 비고 신령하여
모든 이치가 밝게 드러난다
便是世間第一等人
酌中山仙人酒
滿醉了
乾坤森羅
一印印之
然後灰頭土面
遊戱芳草岸頭
一聲笛囉囉哩
중산中山 선인이 담근 술을 마시고
흠뻑 취하여
건곤과 삼라만상을
한 무문인無文印으로 찍은 다음에
머리엔 재를 묻히고 얼굴엔 흙을 묻힌 채
방초 우거진 언덕에 노닐면서
날라리 날라리 젓대를 부노라
갑진년(1094) 3월 하순[靑龍三月下瀚]에
호서 승려 경허는 쓰노라[湖西歸衲競虛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