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퇴설당 방함록
1922. 12
1922. 12
해인사 수선사의 방함록을 쓰는 까닭은 뒷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니, 뒷사람들에게 보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몸은 물거품과 같고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 같이 위태롭다. 부지런히 힘쓴다는 것을 아는 자는 누구인가? 법의 성품이 본래 공하여 지혜가 날로 증장되고 밝아져서 능히 깨달아 들어가는 자는 또 누구인가? 훗날에 지금 우리를 보는 것은 지금 우리가 옛날을 보는 것과 같고, 뒷사람이 그 뒷사람을 보는 것이 또한 뒷사람이 지금 우리를 보는 것과 같으니, 분명히 지적해 점검해 주어야 하리라. 오호라! 이 선방에 거처하는 자는 가히 거울삼아 경계할 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