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目次) | 示衆 02-003-0000
〈 목차(目次) | 示衆 02-003-0000
夫叅禪者는 第一怕怖着無常迅速生死事大니라 故古人云 今日雖存이나 明亦難保라하니 緊緊念着하여 少無放逸이요 次於一切世事에 闊若無些少干意하여 寂然無爲라야 乃可耳니라
대저 참선하는 이는 무엇보다 먼저 무상이 신속하고 생사의 일이 중대함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므로 고인은 “오늘은 비록 살아 있더라도 내일은 보장하기 어렵다.”라고 하였으니, 단단히 생각하여 조금도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일체 세간의 일에 조금도 마음을 두지 않아 아무 작위作爲함이 없이 마음이 고요해야만 된다.
若乃心境相蘯이 如薪火相交하여 紛紛汨汨하여 過了歲月이면 此非特有妨於擧話分上이요 而黑業漸增矣리라 最要的無心於事하고 無事於心하면 則心智自然淸瑩이니라
만약 마음과 경계가 서로 부딪쳐 마치 불과 섶이 서로 만나는 것과 같은 상태로 세월만 보낸다면, 이는 화두를 드는 공부에 방해 될 뿐 아니라 캄캄한 무명의 업장이 더욱 증장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일에 무심하고 마음에 일이 없는 것이니, 이렇다면 마음의 지혜가 자연히 맑고 밝아질 것이다.
萬類皆隨心造作하니 作善生天堂하며 作惡現地獄하며 狠惡成豺狼하며 愚蠢作蚯蚓하며 輕忙就蝴蝶이라 故古人云 只因一念差하여 現出萬般形이라하니라 夫虛其心하여 惺惺粹一하여 不搖不昏하여 曠然虛豁이면 更向何處覔生死며 何處覔菩提며 何處覔善惡이며 何處覔持犯이리오
모든 것이 다 마음을 따라 만들어지니, 선하면 천당에 태어나고 악하면 지옥이 나타나고, 사나우면 이리가 되고 어리석으면 지렁이가 되고 가벼우면 나비가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고인이 “단지 이 한 생각이 어긋남을 말미암아 온갖 형상들이 나타난다.”라고 하였으니, 마음을 비워 성성하고 순일하여 산란하지도 혼침하지도 않고 텅 비어 툭 틔어 있으면 다시 어느 곳에서 생사를 찾으며, 어느 곳에서 선악을 찾으며, 어느 곳에서 지범持犯을 찾으리오.
秪這是活潑潑明歷歷底ㅣ 透頂透底하여 不隨生生하며 不隨滅滅하며 不作佛하며 不作祖하여 大包沙界하며 小入微塵이요 又能佛能生이요 又非大小며 非方圓이며 非明暗이라 自在融通하여 徹底恁麽로되 更非小分强做的道理니라
이 활발발活潑潑하고 또렷이 밝은 것이 정수리 위로부터 발 아래까지 사무쳐, 태어남을 따라 생겨나지도 않고 죽음을 따라 없어 지지도 않으며, 부처가 되지도 않고 조사가 되지도 않으며, 크기로는 온 우주를 감싸고 작기로는 가는 티끌 속에 들어가며, 게다가 부처도 되고 중생도 되며, 크지도 작지도 않고, 둥글지도 모나지도 않고,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 자유자재로 융통하여 철저히 이와 같을 뿐이로되 그렇다고 해서 조금도 억지로 그렇게 만들어진 도리가 아니다.
夫叅此玄門者는 常務返照究之하여 用心惺密無間斷하여 究之至切에 至於無用心可究之地하여 驀然心路忽絶에 踏着本命元辰하면 秪這本地風光이 本自具足하여 圓陀陀地하여 無欠無剩이라 到恁麽時하여는 應眼時에는 如百千日月이 照耀十方이요 應耳時에는 如鹹海風浪이 聲振須彌로되 不是强爲也니라 這箇道理ㅣ 只爲太近일새 所以人自不得體解也하
이 현묘한 문을 참구하는 사람은 늘 반조하여 참구하는 데 힘써서 마음을 씀이 성성하고 정밀하여 끊어짐[間斷]이 없도록 해야한다. 그렇게 참구함이 지극히 간절하여 더 이상 마음을 써서 참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갑자기 마음 길이 문득 끊어져 본명원신本命元辰을 밟으면, 이 본지풍광이 본래 스스로 갖춰져 있어 원만하여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다. 이러한 시절에 이르러서는 눈에 응할 때에는 마치 백천 개의 일월이 시방을 비추는 것 같고, 귀에 응할 때에는 마치 바다에 풍랑이 일어 그 소리가 수미산을 진동하는 것과 같되, 이는 억지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도리는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다.
凡欲叅玄者는 着實理會하여 返照法式하여 分明形容得하고 細審不鹵莽하니 用意行之하여 行之功熟이면 實相之理自現이니라
무릇 참선하는 사람은 착실하게 이 도리를 알고 법식法式을반조하여 분명하게 형용하며 세밀히 살펴야지 거칠게 대강 알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마음을 써서 수행하여 수행하는 공력이 순숙純熟해지면 실상의 이치가 절로 나타나는 법이다.
太古和尙云: “才擧箭沒石.” 淸虛和尙云 如蚊子上鐵牛하여 向下嘴不得處에 和身透入이라하니 擧話頭叅究者는 當以斯言爲指南이니라
태고太古 스님은 “들었다 하면 화살이 바위에 깊이 박히네.”라고 하였으며, 청허淸虛 스님은 “마치 모기가 쇠로 된 소에 올라타서 부리를 댈 수 없는 곳에서 몸까지 파고 들어가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으니,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이들은 이 말씀들을 지남指南으로 삼아야 한다.
若論日用萬行인댄 胷次空明無物하여 六根虛豁地者ㅣ 秪這是寬曠的이 便是布施요 秪這是淨澄的이 便是持戒요 秪這是虛柔的이 便是忍辱이요 秪這是本明常現不昧底ㅣ 便是精進이요 秪這是明寂不亂이 便是禪定이요 秪這是明寂了了ㅣ 擇法觀空底며 本自無痴底며 分別諸法相而不動底요 乃至隨順世緣하여 無障無碍底ㅣ 便是智慧라
일상생활 중의 만행萬行을 말할 것 같으면, 가슴속이 공명空明 하여 한 물건도 없어 육근이 텅 빈 이 너그러운 마음이 바로 보시요, 이 맑고 깨끗한 마음이 바로 지계요, 이 겸허하고 유연한 마음이 바로 인욕이요, 이 본래 밝음이 항상 드러나 어둡지 않은 것이 바로 정진이요, 이 밝고 고요함이 어지럽지 않은 것이 바로 선정이요, 이 밝고 고요함이 또렷하여 법을 간택하고 공을 관찰하며 본래 스스로 어리석지[愚癡] 않으며 모든 법상法相을 분별하여 동요하지 않으며 내지 세상 인연에 수순하여 장애가 없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故達磨大士云 觀心一法이 摠攝諸行이라하니 但務培養根株언정 莫愁其枝不茂며 但知見性作佛이언정 莫愁佛無神通三昧니라
그러므로 달마 대사가 “마음을 관찰하는 한 가지 법이 모든 수행을 통괄한다.”라고 하였으니, 단지 뿌리를 배양하는 데 힘쓸 뿐 가지가 무성하지 않음을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견성하여 부처가 되는 것만 알 뿐 부처에게 신통삼매가 없음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今人多分不得叅學眞正道人· 本色衲子하여 於佛法中에 法理不明하며 道眼不實이라 都是亡羊岐路에 如醉如夢하여 過了一生하니 悲夫라 洞山和尙所謂袈裟下失人身是苦者ㅣ 此也니라
오늘날 사람들은 대개 참학하는 진정한 도인인 본색납자가 되지 못하여 불법에 있어 진리를 알지 못하고 도안道眼이 확실하지 못하여 모두 갈림길에서 양을 잃는 격이라 술 취한 듯 꿈꾸는 듯 일생을 보내니, 슬프다! 동산洞山 스님이 “가사 아래에서 사람몸을 잃는 것이 고통이다.”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夫行道路者ㅣ 若初步不得其正이면 千里之遠에 徒費功力이니 不如不步之爲愈라 故圭峯禪師云 決擇分明이요 悟理應修라하니라 夫欲起三間茅屋에 若不得準繩斲斫尺量之巧라도 且不成就어든 況造得圓覺大伽藍者ㅣ 不由其造之之理而成功乎哉아 欲造乎小事인댄 則恐其差錯不成이라도 思得其理하여 未者問於人하고 未分明이어든 更問於他有智人하여 期不差錯就功이어늘 而欲造詣乎玄妙之道者ㅣ 擧是率爾泛忽이요 未見其仔細決擇用功者也라 如此而不顚功敗績者ㅣ 幾希矣라 嗚呼라 可不戒哉아
대저 길을 가는 사람이 만약 첫걸음이 바르지 못하면 천 리나 멀리 가도 한갓 헛걸음만 할 뿐이니, 애초에 가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므로 규봉圭峯 선사는 “분명하게 이치를 깨닫고 응당 수행해야 함을 결단하고 간택한다.”라고 하였다. 대저 초가삼간을 짓고자 해도 대패, 먹줄, 도끼, 자귀, 자 등 연장이 없으면 짓지 못하거늘, 하물며 원각圓覺의 대가람을 짓는 사람이 만드는 이치를 따르지 않고 성공할 수 있겠는가? 작은 일을 하고자 할 때에도 잘못되어 성공하지 못할까 걱정하여 그 이치를 생각하고,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묻고, 그래도 분명히 알지 못하면 다시 다른 지혜로운 사람에게 물어 기어코 잘못되지 않고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 그런데 현묘한 불도에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개 소홀히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 자세히 길을 결택決擇하여 공부하는 이는 보지 못하였다. 이와 같아서야 공부를 망치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아아, 조심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夫欲誡無常悟明大事者ㅣ 不急尋師면 將何以得其正路哉아
대저 무상無常을 경계하고 대사大事를 깨달아 밝히고자 하는 이들이 급히 스승을 찾지 않는다면 어떻게 바른길을 얻을 수 있겠는가!